미사일 도발 하루 만에…김정은 "이달초 남북 통신선 복원"

입력 2021-09-30 17:51   수정 2021-10-01 00:4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10월 초부터 남북한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무기인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하며 올해 여섯 번째 무력 도발에 나선 지 하루 만이다.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 등에 있어 한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무력 도발과 유화 메시지를 번갈아 내는 대남 ‘강온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색돼 있는 현 북남 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 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개인적인 견해”라며 연락채널 복원 가능성을 시사한 뒤 나흘 만에 직접 지시가 나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선언에 대해서는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김정은은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표현한 문 대통령 발언을 의식한 듯 “우리는 남조선을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미를 갈라치기 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김정은은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미국을 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또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겨냥해 “미국과 남조선이 도를 넘는 우려스러운 무력 증강, 동맹 군사활동을 벌이며 조선반도 주변의 안정과 균형을 파괴하고 북남 사이에 더욱 복잡한 충돌 위험들을 야기시키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정은의 유화적 제스처에 반색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통신선 복원에) 대비해 나가겠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통신선 복원과 안정적인 운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강온 전략을 번갈아 내놓으며 미국이 대북 제재를 포함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도록 한국 정부에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한·미에 대해 대조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향후 남북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북·미 관계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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