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멱살 잡았는데' 지인 사망…살인→상해치사 '징역 5년'

입력 2021-09-30 23:38   수정 2021-09-30 23:39


지인과 말다툼 도중 홧김에 멱살을 잡았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 남성이 상해치사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장유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8)에 대해 직권으로 상해치사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15일 새벽 동갑내기 지인 B씨와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을 하게 됐고, 무시 당한다는 생각에 B씨의 멱살을 2~3분가량 강하게 잡았다.

이내 B씨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A씨는 119에 신고해 인근 병원으로 B씨를 옮겼다. 하지만 B씨는 5일 뒤인 20일 새벽께 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숨을 거뒀다.

이들은 2006년께 함안에서 일용직 노동일을 하다 알게됐고, 지난 3월부터 함께 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서로 다툼의 과정이었다고는 하나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피해자의 옷깃을 돌려 잡는 방법으로 목을 졸라 질식하게 하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폭력범죄로 수차례 실형의 전력이 있으면서 다시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A씨가 멱살을 잡힌 B씨의 목 부위를 힘껏 졸라 질식하게 하는 등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며 '살인죄'로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멱살잡이가 일반인 관점에서 살인의 고의를 가진 행위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의 상해 고의 및 사망 예견 가능성이 인정되고, A씨의 행위와 B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있다면서 상해치사죄를 직권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고,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 명령 청구도 모두 기각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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