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쳐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전날 1라운드에서도 5타를 벌었던 그는 이틀간 13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해 13언더파 131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2위 김민휘(29)에 4타 차로 앞선 단독 선두다.
이준석은 지난 6월 열린 제63회 한국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열다섯 살에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나 2008년 퀄리파잉 토너먼트 수석으로 국내 골프계에 데뷔한 지 12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당시 그가 거머쥔 우승상금은 4억원으로, 국내 남녀 투어를 통틀어서 최고 금액이다.
첫 우승까지는 기나긴 세월이 걸렸지만 두 번째 우승은 4개월도 안 돼 나올 기세다. 현재 4억7100만원을 모은 그는 우승상금 2억원인 이번 대회에서 타이틀을 거머쥐면 김주형(6억3493만원)을 따돌리고 새로운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올 시즌 유일한 다승자(2승)인 서요섭(25)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그는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 9개홀에선 버디 쌓는 속도를 올렸다. 시작과 함께 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떨궈 이글에 가까운 버디를 기록했다. 3번홀(파3)에선 약 5m 거리의 중거리 퍼트를 홀 안에 꽂아 넣었다. 5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6번홀(파4)에선 8m 넘는 장거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매섭게 치고 나갔다. 마지막 9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은 뒤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미국프로골프(PGA) 콘페리(2부)투어에서 뛰는 김민휘(29)도 모처럼 참가한 국내 대회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날만 버디 6개를 추가해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그는 2018년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이후 약 3년 만에 투어 3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 호스트인 최경주(51)는 이날 16번홀까지 3타를 줄여 이븐파 공동 68위에 자리했다. 공동 60위 안에 들어야 본선인 3·4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 잔여 경기는 일몰로 순연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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