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심부전·심근경색 등 주요 심장 관련 질환을 앓는 20대 환자는 5년 새 20% 넘게 늘어났다. 주요 심장 질환은 왜 생기는지, 증상은 어떤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일상생활에서 숨이 자주 차는 것이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걸을 때뿐만 아니라 앉아서 걸레질하는 등 집안일을 할 때도 수시로 숨이 찬다. 똑바로 누워 있을 때 호흡곤란 증상이 더 심해져 수면 중에 자주 깬다. 몸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근육 속 산소가 부족해져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심부전에 걸리면 심장의 펌프질 기능이 약해지면서 혈액과 수분이 하체에 몰려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심부전 환자들의 발과 발목이 자주 붓는 이유다. 같은 이유로 밤중에 소변을 누기 위해 자주 깬다. 낮 시간에 하체에 몰려 있던 수분이 누우면 다시 심장 쪽으로 올라와서 신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하지 부종이 계속되면 간이나 비장이 커져 복부가 팽창하거나 복수가 차기도 한다.
심부전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환자 수가 많아진다. 하지만 최근 5년 새 젊은 심부전증 환자도 크게 늘었다. 20대 심부전 환자는 2016년 937명에서 지난해 1178명으로 25.7% 증가했다. 30대 환자도 같은 기간 3738명에서 3978명으로 많아졌다. 80세 이상 고령층 환자는 6만989명에서 7만6999명으로 늘어나 전체 심부전 환자(22만7322명)의 33.8%를 차지했다.
협심증 환자는 평소엔 큰 증상이 없다가 운동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가슴 통증을 느낀다. 심장 근육에 많은 산소가 필요한 경우다. 마찬가지로 날씨가 추워지거나 감정이 격해질 때도 가슴 정중앙과 왼쪽에 통증이 나타난다. 가슴을 쇳덩이가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심장에 마치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이 아리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이 통증은 5분간 지속되다가 안정을 취하면 사라진다. 협심증이 심해질수록 지속 기간이 길어지지만,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협심증은 고령층, 흡연자, 고혈압·당뇨병·비만 환자 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관상동맥의 가장 안쪽에 있는 내피세포는 건강할 땐 협착이 잘 안 되지만 내피세포가 노화, 흡연 등으로 인해 손상되면 동맥경화나 혈전증(혈액이 덩어리지는 질병)이 쉽게 생긴다.
부모·형제 중에서 55세 이하의 남자, 65세 이하의 여자에게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병하는 등 가족력이 있다면 협심증 발병률이 더 높아진다. 2016년 63만 명이었던 국내 협심증 환자는 지난해 67만 명으로 늘었다. 이 중 60~70대가 약 43만 명으로 전체의 64.5%를 차지했다.
조성우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협심증을 방치하면 심근경색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가슴 통증 빈도가 잦아지고, 휴식을 취할 때도 증상이 나타나면 무시하지 말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잘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심근경색 환자 12만1169명 중 9만3939명이 남성이었다. 여성 환자(2만7230명)의 3.4배 수준이다. 특히 40대에선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2.4배 많았다.
배는 불룩하고 팔다리가 가는 ‘마른 비만’도 심근경색에 취약하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근감소증 직전 단계 수준으로 근육이 부족하고 복부 비만을 동반한 경우 관상동맥 석회화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2.16배 높았다.
만약 약물 효과가 없다면 수술해야 한다. 이상이 생긴 관상동맥 대신 정상적인 혈관을 심장과 연결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 심장의 늘어난 부분을 잘라내는 수술 등이다. 심부전이 심각해져 말기 단계에 이르면 수명 연장을 위해 심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협심증 환자는 좁아진 혈관을 다시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술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협심증과 원인이 비슷한 심근경색도 스텐트를 삽입해 막힌 부분을 다시 뚫고 혈관 지름을 늘릴 수 있다. 스텐트 삽입술 이후에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스텐트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다시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예방도 중요하다. 특히 저염·저지방 식단은 심장을 보호할 수 있다.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져 혈압이 높아지고, 혈관 벽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하루 염분 섭취량은 10g 이하가 적당하다. 짠 반찬이 많은 한국인 식단에 보통 20~25g의 염분이 들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간이 밍밍하다고 느낄 정도로 먹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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