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피스메이커'…국군의날 첫 합동상륙작전

입력 2021-10-01 17:48   수정 2021-10-02 00:51


국내 최대 수송함인 ‘마라도함’ 위에서 대통령과 군 지휘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텔스 전투기 F-35A 등 공군 전투기 편대가 해안가에 공격을 퍼부었다. 갈색과 흰색 연막 뒤로 해병대 대원을 싣고 해안으로 상륙하는 상륙돌격장갑차(KAAV) 64대와 소형 고무보트(IBS) 48척이 해안을 향해 돌진했다. 공중에서 ‘수리온’ ‘블랙호크’ ‘마린온’ 등 육군·해병대의 기동헬기 편대와 아파치 공격헬기 등이 이들을 수호했다. 해안에 상륙한 해병대원이 쏟아져 돌격하며 목표를 점령하고 태극기를 올렸다.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1일 사상 처음으로 해병대 주관으로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 열렸다. 기념식은 문재인 대통령이 ‘마린원(마린온 1호기)’을 타고 마라도함에 내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미니 항모’라고 불리는 국내 최대 수송함 마라도함은 이로써 지난 6월 취역한 이후 첫 임무에 나섰다. 인천상륙작전, 서울 수복작전 등에 직접 참여한 해병 1기 이봉식 옹(翁)이 국기에 대한 경례 맹세문 낭독을 시작하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여섯 발을 탑재할 수 있는 국내 최초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대형 태극기를 게양하고 마라도함 앞을 항해했다.

이날 육·해·공·해병대 각 군은 ‘피스메이커’라는 작전명하에 자신들의 첨단 전력과 2300여 명의 장병을 총동원해 대규모 합동상륙작전을 펼쳤다.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적군의 점령 지역을 탈환하는 방식의 상륙작전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연이어 무력 도발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 군의 도발 억지 능력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념식 거행 장소에도 의미가 담겼다. 포항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점령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유엔군 최초의 상륙작전인 장사 상륙작전이 펼쳐진 곳이다. 유엔군은 당시 북한군을 교란하기 위해 인천 상륙작전과 같은 날 정반대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장사 상륙작전을 수행했다.

‘강한 국군’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지난달에만 네 차례의 미사일 도발에 나선 북한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대신 군 통수권자로서의 자신의 책무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며 종전선언 제안을 재차 확인했다.

포항=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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