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알약인 '몰누피라비르'가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머크는 연구실 실험 결과 자사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가 델타 변이를 비롯해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19 변이에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머크는 몰누피라비르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중합 효소를 표적으로 삼아 복제 때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까닭에 변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해 침투를 시도할 때 사용하는 외피의 돌기로 지금까지 감염이나 중증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들과는 다른 면모이다. 코로나19 백신들은 각 바이러스 변이의 차이를 결정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겨냥해 설계된 까닭에 변이에 따라 효과도 달랐다.
머크는 몰누피라비르가 감염 초기에 투약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연구는 몰누피라비르의 초기 임상 참가자들에게서 채취한 코 면봉 샘플 테스트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델타 변이 유행이 심각하지 않았지만, 진행 과정에서 델타 변이로 인한 입원과 사망이 급증하자 기존 표본으로 연구실 실험을 시행해 이번 결과를 얻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오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머크의 주가는 2.3% 올라 75.04달러를 기록했다.
머크는 소규모, 중간 단계 임상을 진행한 결과 치료제를 투입한 지 5일 뒤 다양한 분량을 투약한 환자들 가운데 양성반응을 나타낸 이들이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플라시보(위약)를 먹은 환자 중 24%는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의 감염이 나타났다.
현재 머크는 파트너사인 제약업체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것과 감염 예방을 위한 두 종류의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3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머크의 감염병·백신 본부장인 제이 그로블러는 치료제의 3상 시험 연구가 오는 11월 초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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