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K 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였다. '오징어 게임'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게임을 따라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기도 한다.
'오징어게임'은 한국적이지만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향한 메시지가 글로벌한 공감을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매체들은 "넷플릭스의 최신 히트작은 정말 끝내준다. 화제라는 표현은 절제된 표현"(CNN),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의 이정표를 세웠다"(데드라인), "소셜미디어 이용자를 인질로 잡은 '오징어게임'"(뉴욕포스트) 등의 반응을 보이며 집중 조명했다.
오는 2일 방송되는 아리랑TV 'The Point'는 '오징어게임' 흥행 돌풍으로 본 K드라마 콘텐츠 파워를 주제로 진행된다.
영화평론가 이자 숭실사이버대 교수인 제이슨 베셔베이스는 “오징어 게임 단순한 스토리 구조를 바탕으로 정말 잘 만든 드라마”라며 “영화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한국적인 부분을 담아내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테마들을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콜레트 발망 런던 킹스턴대 교수는 “오징어게임은최근 1년 동안 나온 한국 드라마 중 제일 좋은 작품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또 “한국 드라마 팬들과 한국 드라마를 평소 보지 않았던 사람들까지도 시청하고 있다”고 해외 상황을 생생히 전달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오징어게임이 방영된 점도 흥행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동일 도이치 텔레콤 한국 지시장은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의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며 “넷플릭스는 컨텐츠 기획자들이 그들의 컨텐츠를 더 쉽고 저렴하게 노출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끼친 영향에 대해 서동일 지사장은 “장점은 넷플릭스의 지원을 통해 한국의 컨텐츠 제작자들이 더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점으로 “컨텐츠의 지적 재산권이 넷플릭스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흥행에 따른 재정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꼽았다.
제이슨 교수는 “현재 국내 컨텐츠 시장의 상황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약진을 통해 프로덕션과 제작자들이 이들과 함께 협업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해 좋은 컨텐츠를 만들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이 거품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