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에이저를 태풍의 눈에 비유하기도 한다. 엄청난 힘을 지닌 데다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방향을 제대로 잡고 질주하면 튼실한 열매를 맺을 가능성이 큰 그 시절을 어른이 되면 누구나 그리워한다.
적성을 빨리 발견하고 미리 준비하면 10대에도 작가가 될 수 있다.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으로 유명한 최인호 작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했다. 요즘 웹소설을 연재하는 중·고등학생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일찌감치 나서는 것도 좋겠지만 오래 가려면 착실한 습작기간을 거쳐야 한다. 예전에는 변변한 서적도 없었고, 인터넷도 발달하지 않아 혼자 끙끙 앓으며 공부했지만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정보 가운데 나한테 맞는 걸 골라내는 게 중요하다.
《10대에 작가가 되고 싶은 나, 어떻게 할까?》를 쓴 김은재 저자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현역 작가다. 10대를 위한 책이라지만 윗세대가 읽어도 도움을 받을 내용이 그득 담겨 있다. 복잡한 이론들을 딱딱하고 어렵게 펼치는 스토리텔링 서적들과 달리 이 책은 쉽고 친절하다는 게 강점이다. 저자가 청소년소설을 발표한 데다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을 연재한 경험이 있어 창작에 필요한 요소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유튜브에 ‘은재 TV’를 개설해 글쓰기 노하우를 전하는 저자는 10대 작가 지망생에게 필요한 내용을 책 속에 고루 배치했다.
저자는 우선 ‘시놉시스와 트리트먼트’를 명확하게 써놓고 시작해야 중단하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이야기가 확실하게 완성되면 플롯으로 글 뼈대잡기, 매력적인 캐릭터 만들기로 단단히 다져나가면 된다. 저자가 강조하는 서사, 묘사, 시점 바로쓰기, 바른 문장 쓰기까지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이론을 설명하는 가운데 소설과 웹소설, 동화, 드라마, 영화가 많이 등장한다. 미처 못 본 작품들이라면 자신의 성향에 맞는 걸 선택해 꼼꼼히 보고 다시 책을 읽으면 확실한 창작 기법을 익힐 수 있다.
‘글쓰기 전 알아두면 꿀팁 되는 5가지 체크사항’과 ‘창작 비밀공식 10가지’는 저자가 마음먹고 준비한 선물 같은 코너다. ‘먹방만큼 강렬한 극적 질문이 있나? 주인공에게는 어떤 결핍이 있나? 사건들이 쫀쫀하게 잘 연결되어 있나? 주인공을 방해하는 악당이 등장하는가? 이야기에 담고 싶은 주제는 무엇이며, 그에 맞서는 주제는 무엇인가?’ 이 5가지 꿀팁은 플롯과 캐릭터를 만들 때 긴밀하게 연결되니 꼭 체크해야 한다.
‘복선은 초반에 딱 한 번. 반전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밀당의 고수가 되자. 숫자 3의 비밀을 기억하자. 금기는 초반에 넣는다. 시한폭탄은 심장을 쫄깃하게 한다. 중요 대사는 재활용한다. 애너그램과 암호를 활용한다. 시선 강탈 ‘신 스틸러’를 만든다. 에피소드 24개를 배치하라.’
애너그램(anagram)은 철자의 순서를 바꾸어 원래 의미와 논리적으로 연관되는 단어를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이 책에는 에니어그램(Enneagram) 속의 9가지 성격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요즘 ‘MBTI로 성격 알아보기’가 유행인데, 작가 지망생이라면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을 익히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10대에 00가 되고 싶은 나, 어떻게 할까?》 시리즈는 ‘작가’를 비롯해 ‘웹툰작가, 미니멀리스트, 뮤지션, 영화감독, 댄서, 패션계’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하고 있다. 관심있는 분야를 선택해 읽다 보면 꿈이 생기고 아이디어가 마구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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