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전형 원서 접수가 끝났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친구들은 열심히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쓰는 선배들을 보며 내년 혹은 내후년에 펼쳐질 본인의 모습을 한 번쯤은 상상해 보곤 할 것입니다. 혹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앞설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을 위해 수시전형에서 아주 중요한 생활기록부와 관련된 조언을 하고자 합니다. 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에 적히는 내용들은 자소서 작성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며, 말 그대로 여러분들의 고등학교 생활을 모두 보여주고 있으니 내용 하나하나가 중요하답니다.
진학 희망학과와 활동 연계를
저는 3년 동안 유네스코라는 교내 학술동아리에서 꾸준히 활동했습니다. 경영학과 진학을 원했던 저로서는 경영경제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2학년 때까지 동아리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유네스코 동아리에서 저만의 방법으로 ‘사회적 기업가’라는 꿈을 꾸었습니다. 3년간 줄곧 ‘경제정의’라는 주제로 활동하며 사회적 기업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학년 때는 경영경제 동아리와 연합해 공정무역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동아리 내에서 ‘1인 1레인보우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활동을 기획해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사회적 기업 모의 창업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본인의 희망 학과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의미 있는 활동을 한다면 생기부와 자소서에는 자연스레 본인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경험이 녹아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3년 동안 저에게 가장 뜻깊었던 활동은 바로 ‘전문적 학습공동체’입니다. 사실 고등학교에서 경영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활동을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저만의 차별화된 비교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직접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2년간 활동했습니다. 경영경제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모아 2학년 때는 ‘소비’라는 대주제로 공부했습니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19》를 읽은 후, K-MOOC에서 관련 강의를 듣고, 이어서 깊이 있는 독서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추가로 찾아 읽으며 확장되어가는 공부를 했습니다. 이렇게 더 깊이 있고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부분을 직접 기획하고 활동하다 보니 진학을 희망하는 전공에 더 애정이 갔으며, 학문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 간 ‘연결고리’는 꼭 필요
앞서 말씀드린 동아리 활동을 포함한 모든 비교과 활동들은 그것만의 ‘계기’가 있어야 하고, 또 그 활동에 그치지 않고 다른 부분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바로 ‘세부능력과 특기사항’에서 만들어냈습니다. 생기부에서 자동봉진(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이후로 유심히 보게 되는 부분이 바로 세특(세부능력과 특기사항)과 행발(행동발달사항)입니다.
저는 진로와 관련이 있는 과목에는 특히 ‘보고서’나 ‘발표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며 학업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2학년 독서와 문법 시간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읽고 ‘다가가지 못하는 무력감’이라는 제목의 서평을 작성했고, 이후 유네스코 동아리에서 모의 유엔(UN) 활동을 하며 앞서 읽은 도서와 연관 지어 사고를 확장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영어독해와 작문 수업 시간에서는 ‘은산분리정책’에 관한 영어 사설을 쓰며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이는 이후 전문적학습공동체 결성의 계기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깊이 있게 고민하고 공부한 흔적이 드러날 수 있도록 관련된 결과물을 남기길 바랍니다. 항상 성실히 학교생활을 한다면 자연스레 본인의 성과가 드러날 것입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이채원 고려대 경영학과 20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