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노트]리메드 “올해 역대 최대 200억원 매출 달성할 것”

입력 2021-10-01 15:16   수정 2021-10-12 07:05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내는 데 이어, 내년 상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겠습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만난 고은현 리메드 대표(사진)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2021년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리메드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86억원, 168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는 “3분기 실적은 2분기에 비해 주춤했지만, 4분기부터는 미용 근력강화 자기자극 기기(CSMS)의 해외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연내 우울증 치료 전자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더욱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장으로 신경·근육 자극…뇌 질환 및 만성통증 치료
리메드는 국내 1호 전자약 상장 기업이다. 전자약은 뇌와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로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장치를 뜻한다. 이 개념이 처음 도입된 건 2013년이다. GSK가 이 용어를 썼다. 전자약은 약을 먹거나 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는 비침습적인 방법이다. 치료가 필요한 특정 부위만 자극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약물치료가 잘 되지 않는 난치질환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대표는 “전자약의 적용 범위가 정신질환 외에도 비만 당뇨 항암 등으로 넓어지면서, 전자약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리메드는 국내 유일의 전자약 상장사로,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리메드는 경두개 자기자극 기기(TMS), 신경 자기자극 기기(NMS), 미용 근력강화 자기자극 기기(CSMS) 등을 개발하고 있다.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해 각종 질환을 치료하고, 재활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다.

고 대표는 “자기장은 인체에 무해하고, 옷과 인체, 뼈까지 투과해 몸 속 깊숙한 곳의 손상조직을 자극한다”며 “이를 통해 생리학적으로 여러 가지 효능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전기는 사람의 피부를 통과하지 못하고 표면에서 흘러버린다. 하지만 자기장은 다르다. 강력한 전류를 발생시켜 만든 자기장은 10cm 이상의 심부에까지 전달된다.

몸 안으로 들어간 자기장은 체내에서 다시 전기로 전환되고, 이 전기는 신경과 근육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세포 재생이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통증을 억제하는 등 질환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고 대표는 설명했다.

자기장이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원리는 신경세포의 탈분극(depolarization)을 유도하는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세포막을 경계로 전기적 차이(전위차)가 존재한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나트륨 칼륨 등이 이온 펌프 활동을 통해 세포 안팎의 이온 조성 차이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온 조성차로 세포막 내부는 바깥쪽보다 음전위(정지전위)를 띤다. ?60㎷(밀리볼트)에서 ?90㎷다. 여기에 전기적인 자극을 주면, 세포막 안팎의 극성이 변하면서 세포 안이 30∼40㎷의 양전위로 전위된다. 이를 활동전위 또는 탈분극이라고 한다.

고 대표는 “음전위 이온에 전기적 자극을 줘 일시적으로 크게 탈분극시키면서, 순간적으로 신경이나 근육이 자극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탈분극을 반복하면 신체 내부의 근육 및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고 세포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했다.

자기장을 이용해 만성통증을 치료하는 것이 리메드의 NMS다. NMS는 만성통증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다. 신체 가까이에 전도 전자기(코일)를 놓고 강력한 전류를 발생시켜 자기장을 생성하고, 이 자기장으로 근육 및 신경세포를 활성화한다.

현재 리메드 매출의 62%를 차지한다. 리메드는 2003년 세계 최초로 NMS 장비를 개발하고, 2007년 출시했다. 이후 2018년부터 독일 짐머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기기를 공급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국내외에 5000여대가 보급됐다.

고 대표는 “NMS는 기존 통증치료와 달리, 뼈와 같이 전기적 자극이 미칠 수 없었던 장벽을 통과해 깊은 곳의 통증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자기장 기술을 뇌에 활용한 것이 TMS다. TMS는 리메드가 설립 초기부터 집중해온 분야다. 리메드는 우울증과 강박장애 등의 치료에서 뇌졸중과 치매 등 뇌 재활 관련 치료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고 대표는 “TMS 분야는 국내에서 리메드가 선두주자”라며 “TMS 허가를 위해서는 많은 임상 자료가 요구되는 등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뇌 신경계를 구성하는 1000억여개의 뉴런들은 다양한 신경전달물질(뉴로트랜스미터)을 서로 교환하고 전달한다. 뇌에는 20여개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 또는 불면 상태가 되기 쉽다.

리메드의 TMS는 뇌의 전두엽 피질에 자기장 자극을 줘 질환을 치료한다. 고 대표는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는 세로토닌이 과다하게 발현되는데 이를 서로 전달하거나 교환하지 못해 다시 흡수되면서, 세로토닌이 부족해진다”며 “자기장 자극을 통해 신경전달물질들을 활발하게 교류시켜 치료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는 45% 이상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환자”라며 “리메드는 TMS가 치료 저항성 환자에 대해 유효함을 입증했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리메드의 TMS 제품 ‘ALTMS’는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판매 중이다. 국내에는 400대 이상이 보급됐다. 회사는 현재 ALTMS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연내 허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TMS의 알츠하이머 허혈성 뇌졸중 치료에 대해 국내 대학 병원들의 임상연구 윤리심의위원회(IRB)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혈관성 치매 치료 TMS는 2023년에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2부에 계속)

성남=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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