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임금 왕'(王)자를 패러디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승환은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왼손에 반창고를 붙인 사진을 공개했다. 반창고에는 '임금 왕'(王)자가 쓰여 있었다. 이승환은 "수술부위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다. 덕분에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라며 "효험 있음"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장동 사태와 관련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렸다가 사과한 바 있는 방송인 서승만 또한 "왕짜 하나로 왕짜증나게 하는 건 타고난 건히?"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는 윤 전 총장의 손바닥에 그려진 왕(王)자를 빗대어 하는 패러디로 보인다. 윤 전총장은 지난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5차 방송토론회에 도중 손바닥을 펴 보일 때 '왕'자가 포착됐다. 윤 전 총장 측은 지지자들이 그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윤석열 후보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네 할머니들이 토론회 갈 때 몇 차례 힘 받으라고 손바닥에 적어주신 것에 불과하다"며 "지지자들의 성원 메시지가 뭐가 문제가 될 게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을 비롯한 친여 인사들은 이에 대해 의문과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순회경선에서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또한 "'왕'자를 보니 갑자기 최순실 생각이 나서 웃었다"며 : 댓글을 재밌게 읽은 것이 있는데, '무당' 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답답해서 그랬겠지만 안 보이는 곳에다 새기지 그랬냐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냐고 했더니, 윤석열 후보가 가리는 부적으로 '왕'자를 적어 나온 것 같다. 참으로 가관"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서 대선주자로 후보에 나서고 있는 홍준표 의원 마저도 "대선이 주술(呪術) 대선으로 가고 있다"며 "가기 싫은 곳을 가거나 말발이 딸릴 때 왼쪽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기고 가면 극복이 된다는 무속 신앙이 있다고 한다"며 자신의 SNS에 밝혔다.
홍 의원은 "참 어이없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며 "김종인 위원장을 만날 때도 무속인을 데리고 갔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1일 1 망언으로 정치의 격을 떨어트리더니 다음 토론 때는 무슨 부적을 몸에 차고 나올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주술에 의존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냐"며 "대선 경선에 무속인까지 개입하고 이번 대선은 정말 저질 대선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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