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모씨 등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는 이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역할을 맡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2∼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최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씨 간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단서를 포착, 관련 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관련한 '스폰서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서장은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이다. 윤대진은 법조계에서 '대윤' '소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깝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는 전날 윤 전 서장의 측근인 낚시터 운영업자 최모씨를 구속한 바 있다. 최씨는 인천 지역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A씨로부터 각종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수차례 걸쳐 6억여원을 챙긴 혐의다. 검찰은 수표 1억원을 윤 전 서장과 함께 받은 돈으로 판단했다.
특히, 윤 전 서장은 사업가 A씨를 비롯한 '스폰서'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법조인·세무당국 관계자들을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에게 직접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검찰이 윤 전 총장과 관련된 인물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배경으로는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다. 대선까지 5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될수록 검찰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관련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의 주변 인사와 연루된 사건의 핵심 관련자들이 잇달아 구속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김건희 씨와 윤 전 서장을 둘러싼 의혹 수사도 두 사람으로 향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씨와 윤 전 서장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확보한 검찰이 그간 미뤄왔던 소환 조사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쪽에선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칼자루를 쥔 검찰이 정치적 공정성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을 고강도로 수사하는 상황으로, '균형추'를 맞추게 됐다는 얘기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