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SNU-동서 스타트업 프로듀스34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커피 사업에서는 계속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했다. 달콤한 ‘다방커피’가 대부분이던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판도를 바꾼 ‘카누’처럼 커피 사업 영역 안에선 사고의 틀을 깨는 신제품을 계속 내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초 시장에서 떠돌았던 미국 몬델리즈의 동서식품 지분 매각설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지금 당장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글로벌 식품회사 몬델리즈가 50 대 50으로 지분을 투자해 세운 합작사다. 시장에선 몬델리즈가 스낵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서면서 동서식품 지분을 ㈜동서에 매각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동서식품이 신사업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몬델리즈와의 합작사란 지배구조 때문이다. ㈜동서가 동서식품 지분을 모두 확보하면 그간 하지 못했던 맥심 등 커피믹스 수출이 가능해진다. 7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신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김 회장은 “몬델리즈의 입장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여러 상황을 대비해 미래 전략을 짤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창업주인 김재명 동서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2008년 동서식품 회장에 올랐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인 김 회장은 2017년 서울대 공대에 동서 주식 4만 주(12억원 상당)를 기부해 ‘서울대 SNU기술창업플라자-공존34’를 세웠다. 대학원생들의 기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한국 사회는 기술과 산업이 발전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젊은 창업가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는 게 선배 기업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서식품과 시너지 효과가 날 만한 스타트업에는 직접 투자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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