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된다. 미국 제약사 머크(MSD)와 리지백바이오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가 유력한 후보다. 먹는 약이 나오면 병원이 아니라 집에서 치료받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국면을 바꿀 ‘게임체인저’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MSD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에게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더니 입원·사망 위험이 50% 줄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올해 8월부터 시행한 임상 3상시험의 중간 결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 환자 모집을 멈추고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하도록 허용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확인된 코로나19는 불과 3개월 만에 세계 각국으로 번졌다. 잠복기가 짧은 데다 무증상 환자도 바이러스를 퍼뜨린 탓이다. ‘스텔스 바이러스’로 불린 코로나19는 환자가 여러 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뒤 뒤늦게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기도 하는 전례 없는 감염병이다. 접촉자를 격리해도 감염병을 차단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환자를 모두 병원에 수용하는 것도 효용이 크지 않은 조치다.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환자가 70%에 이르기 때문이다.
먹는 약은 이런 방역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 감염 초기 재택 치료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2009년 신종플루 사태의 혼란을 잠재웠던 것은 독감 백신과 먹는 약 타미플루였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왔지만 각국에서 환자가 속출하는 것도 먹는 약 수요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2일 기준 70만1000명에 달했다.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스페인독감을 넘어섰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를 넘었지만 매일 4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 한국 신규 확진자는 2일 2086명이다. 성인의 61%가 접종을 마쳤지만 4차 유행이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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