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 낸 후…소주 마시고 은폐 시도한 남성 '집유'

입력 2021-10-03 21:08   수정 2021-10-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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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소주 1병을 마시고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7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장태영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73)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준법운전강의 40시간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4일 오후 3시 20분께 춘천시 한 도로에서 모닝 승용차를 몰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K5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음주운전을 의심한 견인 기사들로부터 경찰이 출동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A 씨는 견인 직전인 승용차를 몰고 현장을 떠나 안주 없이 소주 1병을 마셨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현장 이탈을 제지한 견인 기사 2명을 들이받아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수사기관은 A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92%로 나오자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0.139%의 만취 상태였다고 판단해 재판에 기소했다.

그러나 A 씨는 사고 이후에 술을 마셨을 뿐이라며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견인 기사들의 부상도 자연치유가 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는 넘지만, 0.139%에 이른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날 장 판사는 "차량으로 충격한 피해자들을 뒤로한 채 교통사고 현장을 이탈했고, 소주 1병을 신속하게 추가로 마셔 음주운전을 감추려 했다"며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엄벌 필요성이 적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또 "다만 피해자들이 중대한 상해에 이르지 않았고, 피고인이 고령이고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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