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33)와 고진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을 나란히 공동 2위로 마무리했다.
전날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린 박인비와 고진영은 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돌체 호텔 시뷰 베이코스(파71·619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나란히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이들은 브룩 헨더슨(24·캐나다)과 함께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14언더파 199타의 셀린 부티에(28·프랑스)에게 돌아갔다.
고진영과 박인비는 2라운드를 2타 차 공동 선두로 마쳤고 이날 중반 이후까지도 선두를 지켜 우승 기대감을 키웠다. 세계 랭킹 2위 고진영은 전반에 3타를 줄이며 14언더파까지 치고 나갔다. 세계 랭킹 3위 박인비 역시 전반에 2타를 줄이고 고진영과 선두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후반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고진영은 보기만 1개를 적어냈고 박인비도 후반에 버디와 보기 1개씩 맞바꾸며 제자리걸음했다.
이때 부티에가 치고 올라왔다. 고진영, 박인비에 5타 뒤진 공동 10위로 시작한 그는 전반에만 버디 6개를 몰아치며 추격 속도를 높였다. 후반에도 16번 홀(파4) 버디에 이어 18번 홀(파5)에서도 약 2m 거리 버디 퍼트를 넣는 뒷심을 발휘하며 단독 1위로 경기를 마쳤다.
고진영과 박인비는 선두에 1타 뒤진 상황에서 18번홀을 시작했다. 버디를 성공시킨다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에서 박인비가 약 2.5m, 고진영은 그보다 조금 짧은 거리의 버디퍼트를 남겼다. 하지만 박인비의 버디 퍼트는 왼쪽으로, 고진영의 퍼트는 오른쪽으로 비껴나가면서 부티에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박인비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어제 그제에 비해 퍼트도 안 떨어지고 샷도 흔들려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마지막에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생각했던 것 보다 아쉽게 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처음에 여기에 왔을 때보다 많은 발전이 있었다.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홀은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운이 조금 더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18번 홀 그린 주위 벙커샷으로 이글을 잡아낸 유소연(31)이 김세영(28) 등과 함께 8언더파 205타, 공동 14위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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