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중국과 비교해도 성장 잠재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인도의 인구 증가율은 연 1% 수준으로 중국의 0.26%를 크게 앞선다. 중국의 평균 연령이 38세인 것에 비해 인도는 26세로 매우 젊다.
하지만 인도 특유의 다양한 종교로 인해 발생한 분권화된 정치체제는 오랫동안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걸림돌이었다. 열악한 인프라 기반과 취약한 금융 중개 기능 역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된다.
이런 요인들이 오히려 디지털 혁신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드하르(Aadhaar)’라고 하는 생체인식 디지털 ID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아드하르는 지문·홍채·안면인식 등 생체 정보를 포함한 12자리 개인 고유번호다. 등록자 수는 2013년 5억 명에서 현재 12억 명을 넘어섰다.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은행 계좌를 개설한 인도인의 85%가 신원 확인 등을 위해 아드하르를 사용했다. 8억7000만 개의 금융 계좌 및 공공복지 지급 계좌의 85%가 아드하르와 연계돼 있다.
인터넷 사용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인터넷 트래픽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의 40%만 인터넷에 가입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의 직접투자 기지로 중국 대신 인도를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내놓은 국제투자보고서를 보면 2020년 전 세계 직접투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5%나 감소했다. 하지만 인도는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투자가 늘면서 직접투자액이 25% 증가했다. 장기적으로 인도 경제의 미래는 밝다고 판단된다. 인도가 막연하게 잠재력이 큰 나라에서 세계 경제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승희 < 국민은행 WM투자전략부 수석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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