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국내 대졸 정규직 신입근로자 초임(수당 등 초과급여 포함)은 평균 3391만원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이 평균 5084 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299인 3329만원 △5∼29인 2868만원 △5인 미만 2611만원 순이었다.
초과급여를 제외하면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의 대졸초임은 평균 4690만원으로 집계됐다. 5인 미만 기업은 2599만원으로 300인 이상 사업체의 55.4%에 불과해 기업 규모별 임금격차가 매우 컸다.
경총은 일본과 비교해도 국내 대졸초임이 모든 기업 규모에서 높다고 분석했다.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환율 적용 시 국내 전체 대졸초임 평균은 3만6743달러로, 일본(2만8973달러)보다 26.8% 높았다. 500인 이상 기업의 대졸초임은 4만7808달러(약 5674만원)로, 일본 대기업(1000인 이상) 초임인 2만9941달러(약 3554만원)보다 2120만원(59.7%) 많았다. 경총 관계자는 “500인 이상으로 집계한 국내 대기업 규모를 일본과 동일한 1000인 이상으로 비교하면 임금 차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환율을 적용할 경우 중소·중견기업에 해당하는 10~99인 사업체 기준으로 한국은 2만3488달러로 일본(2만5093달러)보다 6.4% 낮았다. 반면 대기업은 한국(3만5623달러)이 일본(2만8460달러)보다 25.2%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국내 10∼99인 사업체의 대졸초임은 3만1522달러로 일본(2만6398달러)보다 19.4%, 100∼499인의 경우 3만6177달러로 일본(100∼999인 기준, 2만8286달러)보다 27.9% 각각 높았다.
두 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졸초임 수준을 비교해도 전체 규모(10인 이상)에서 한국이 86.0%로, 일본(68.7%)보다 17.3%포인트 높았다. 대기업에서는 한국(111.9%)이 일본(71.0%)보다 40.9%포인트 앞섰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이번 조사 결과 국내 대기업의 대졸초임이 일본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일자리 미스매치와 임금격차 심화 등 사회 갈등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대기업 노조로 인해 대기업의 전반적인 고임금 현상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임금체계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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