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해 시청하고 있는 중국 누리꾼들을 향해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존중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서 교수는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 누리꾼들의 불법 다운로드 및 유통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다. 또한 한국의 콘텐츠를 베끼는 일도 너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제작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너무 기분 좋은 일"이라며 "넷플릭스 콘텐츠 중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에서 1위에 오른 건 '오징어 게임'이 처음이라고 한다. 특히 자국 콘텐츠가 강한 인도에서도 1위에 오른 점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한 가지 큰 문제는 중국에서 또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고 있고, 심지어 쇼핑앱에서는 드라마에서 입고 나와 유명해진 초록색 체육복에 '중국'이라는 한자를 삽입, 이정재의 사진을 활용해 판매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오징어 게임', '킹덤' 등 한국의 콘텐츠가 전 세계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으니 중국이 큰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즉 아시아의 문화 주도권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강한 두려움의 발로 현상이라 볼 수 있다"며 "중국 누리꾼들은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존중을 먼저 배워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징어 게임'은 상금 456억원이 걸린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에서도 SNS를 통해 '오징어 게임' 관련 영상이 수만 개 공유되고, 작품에 등장하는 상품들이 활발히 판매되는 등 인기가 뜨겁다. 문제는 중국은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에서 넷플릭스는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에 막혀 접근이 불가하지만, 네티즌들은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을 활용해 접속한 뒤 이를 불법으로 유통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중국어 자막이 입혀진 캡처본이 다수 올라와 있으며,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에서는 '오징어 게임' 해시태그의 누적 조회수가 24억건을 넘어섰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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