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주식재산이 카카오 주가 하락 영향으로 2조6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몽진 KCC 회장은 주식재산이 3분기에만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주식부자 1위는 지난달 말 기준 주식평가액 14조1653억원을 기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50대 그룹 총수 50명의 3분기 상장사 주식재산을 조사한 결과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총수 38명의 주식평가액은 6월 말 60조8057억원에서 9월 말 53조1229억원으로 3분기에 약 7조6000억원(1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총수는 김범수 의장이었다. 김 의장은 카카오 주가 하락 영향으로 주식 재산이 2분기 말 9조6373억원에서 3분기 말 6조9766억원으로 2조6606억원(27.6%) 감소했다.
카카오 주가는 최근 시장 독점 논란과 규제 이슈의 영향을 받아 6월30일(종가 기준) 16만3000원에서 9월30일 11만8000원으로 27.6% 하락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재산이 1조3858억원(15조5511억원→14조1653억원) 줄어 두 번째로 감소 규모가 컸고, 이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1조3509억원(4조6441억원→3조2932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 -7500억원(4조2161억원→3조4661억원) 등의 순이었다.
주식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총수는 정몽진 회장이었다. 정 회장의 주식재산은 KCC 주가 상승 덕분에 3분기에만 21.1%(1262억원) 증가해 7238억원이 됐다.
이어 이우현 OCI 부회장(523억원), 장형진 영풍 회장(508억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448억원) 등이 주식재산 증가액 상위권에 차례로 포함됐다. 증감 비율로만 놓고 보면 이우현 OCI 부회장이 37.0% 올라 3분기 주식재산 증가율 1위였고 서경배 회장은 29.1% 줄어 최하위였다.
9월 말 기준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인원은 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13명)보다 한 명 줄어든 숫자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범수 의장에 이어 최태원 SK 회장(3조4785억원), 정의선 회장(3조4661억원), 서경배 회장(3조2933억원)이 'TOP 5'를 형성했다. 최태원 회장은 2분기에 주식평가액 상위 5위였지만 3분기에는 3위까지 올라섰다. 2분기 때 1조원 넘게 주식평가액을 보였던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은 9월 말에는 9954억원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조사 기준을 그룹 총수가 보유한 비상장사 주식 현황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더라도 올해 3분기 국내 주식부자 1위는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에 주식부자 1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 2분기 대비 3분기에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이 증가한 숫자보다 감소한 경우가 3배 더 많은데다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있는 총수 모두가 이전 분기 때보다 주식평가액이 감소하며 주식시장을 견인해야 할 대장주 주식종목들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4분기에는 정보기술(IT) 관련 주식종목들이 어느 정도 상승하느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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