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430개 매장 '중고거래 장터' 된다

입력 2021-10-05 18:29   수정 2021-10-06 03:06

롯데하이마트가 가전부터 모든 생활용품을 사고팔 수 있는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이마트 매장을 거래 공간으로 활용하고 중·대형 중고 가전은 전문인력이 설치해주는 차별화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20조원 규모로 성장한 중고거래 시장에서 네이버 롯데 등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자 ‘3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도 자체 결제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마트 ‘하트마켓으로 오세요’
롯데하이마트는 5일 자체 온라인몰에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열었다. 롯데하이마트 앱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43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중고거래 장터로 제공한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매장 내 전용 테이블에서 만날 수 있는 ‘하트 테이블’, 비대면 거래를 원하면 거래 제품을 매장에서 맡아주는 ‘하트 박스’ 서비스를 내놨다. 사기를 방지해 구매자가 상품을 받기 전까지 거래대금을 보관해주는 안전결제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급 와인 등 고가 제품도 마음 놓고 거래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본업’인 가전 중고거래는 매장의 가전 전문인력이 운반·설치까지 해 주는 ‘하트 설치’를 제공한다. 냉장고 세탁기 등 고가에 무거운 대형 가전은 개인 간 거래에 제약이 많았다. 운반과 설치를 해줄 전문 업체를 따로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거점인 매장을 통한 중고거래라는 점에서 하이퍼로컬 선두 주자인 당근마켓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트마켓을 계기로 롯데그룹 중고거래 사업의 온·오프라인 시너지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나라와 하트마켓이 협력할 수도 있고, 롯데쇼핑이 하트마켓 사례를 참고해 유통채널과 중고거래 플랫폼이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고거래 플랫폼 3사 ‘간편결제’ 경쟁
중고거래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자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거래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개인 간 거래의 안전성에 필수인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중고거래의 가장 큰 문제인 사기 차단을 겨냥해서다. 지역 상점 결제 등 신사업에 활용돼 확장성이 높고, 소비자를 ‘록인(lock-In)’ 시키는 효과도 있다.

번개장터는 2018년 가장 먼저 간편결제 시스템인 번개페이를 도입했다. 운동화와 명품 가방 등 고가 리셀 상품이 주로 거래돼 안전을 확보할 필요성이 컸다. 상반기 기준 번개페이 거래 규모는 1200억원이다. 번개장터는 올해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연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랩에서도 번개페이를 쓸 수 있게 했다. 이곳에선 리셀 제품 외 그림 등 미술품도 판매한다.

당근마켓은 연내 자체 결제 시스템인 당근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인 만큼 우선 지역 상점과 서비스 결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당근마켓의 중고거래는 주로 대면으로 이뤄지는 만큼 사기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세탁, 이사 등 제휴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지역 상점에서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지역 전자화폐의 기능을 하도록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중고나라는 지난달 앱을 통해 간편결제 시스템 중고나라페이를 출시했다. ‘중고로운 평화나라(평화로운 중고나라·반어법)’로 불릴 만큼 사기가 빈번하다는 오명을 벗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구매자가 결제하면 금액을 중고나라가 보관하다가 구매자가 물건을 받고 거래 완료 버튼을 누르면, 중고나라가 자체 모니터링까지 거치는 ‘이중 체크’를 한 후에야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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