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기업이 가지고 있던 갑질, 문어발식 확장 등의 길을 카카오가 가는 것 아닌가.”(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카카오가 빠르게 기존 경제 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플랫폼 국정감사’가 ‘카카오 때리기’로 시작됐다. 5일 국회 국감장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배보찬 야놀자 대표 등 정보기술(IT) 플랫폼업계 주요 인사가 대거 출석했다. 최근 불거진 플랫폼 업체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주요 아젠다로 떠오르며 업계에선 “표심을 노린 플랫폼 때리기 국감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가 플랫폼을 운영하는 야놀자도 정무위 증인석에 섰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배 대표에게 “데이터 관리도, 광고비 수익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배 대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만나 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선 류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류 대표에게 “카카오택시에서 서비스 이용료를 최대 3000원 더 내야 하는 블루 호출은 차가 잘 잡히고 일반 호출은 잘 안 잡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블루 호출은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있어서 바로 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해외 플랫폼 기업도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넷플릭스를 향해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사로부터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대장동 사건의 화천대유와 비슷하다”며 “최근 인기인 ‘오징어 게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다 인정하지 않고 약정한 금액만 지급하고 있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창작자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국감 이후 플랫폼 기업의 사업 확장이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감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을 연내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마무리한 전화대리운전업체 두 곳의 인수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플랫폼 업체 도움으로 소상공인들이 디지털화되는 등 플랫폼 기업의 선한 영향력과 기여는 무시한 채 사업 확장만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토로했다.
구민기/서민준/이시은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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