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월별·지점별 대출 한도 관리 체제를 도입한다고 6일 밝혔다. 집단대출(중도금대출·입주자대출)과 보금자리론, 기금대출 등은 제외된다. 금융당국의 목표치를 감안해 국민은행이 연말까지 추가로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은 2조원가량이다. 산술적으로 지난 한 달치 증가분(2조600억원)을 석 달로 쪼개줘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대출 추가 한도를 보증금 증액분 이내로 제한하고 집단대출 역시 시가가 아니라 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해 왔다.
하나은행도 추가적인 대출 제한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전날부터 주력 비대면 대출인 ‘하나원큐 신용대출’과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신규 대환(갈아타기)을 중단한 데 이어 대출모집법인 6곳을 통한 신규 대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하나은행까지 강력한 대출 억제책을 내놓으면서 연말 ‘대출 보릿고개’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이달 월별·지점별 한도로 5억~10억원을 배정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섰고 농협은행은 이미 신규 부동산대출을 중단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신한은행도 한도까지 고작 3조7500억원만 남겨놨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이나 집단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도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금 가계부채 증가의 대부분이 실수요자 대출”이라며 “이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종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또 “6.9%를 달성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러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가계부채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고 위원장은 이달 중순 내놓을 가계부채 보완대책과 관련해 “실수요자 보호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박진우/빈난새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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