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도 매달 지점별로 대출한도 제한

입력 2021-10-06 19:24   수정 2021-10-07 01:27

국민은행이 이달부터 연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한도를 월별·지점별로 관리하기로 했다. 지난 1일부터 비슷한 조치를 시행 중인 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전년 말 대비 6%대)를 달성하기 위해 남은 대출 여력을 연말까지 촘촘하게 관리해 ‘대출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하나은행도 대출모집법인 6곳을 통한 신규 영업을 연말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월별·지점별 대출 한도 관리 체제를 도입한다고 6일 밝혔다. 집단대출(중도금대출·입주자대출)과 보금자리론, 기금대출 등은 제외된다. 금융당국의 목표치를 감안해 국민은행이 연말까지 추가로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은 2조원가량이다. 산술적으로 지난 한 달치 증가분(2조600억원)을 석 달로 쪼개줘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대출 추가 한도를 보증금 증액분 이내로 제한하고 집단대출 역시 시가가 아니라 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해 왔다.

하나은행도 추가적인 대출 제한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전날부터 주력 비대면 대출인 ‘하나원큐 신용대출’과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신규 대환(갈아타기)을 중단한 데 이어 대출모집법인 6곳을 통한 신규 대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하나은행까지 강력한 대출 억제책을 내놓으면서 연말 ‘대출 보릿고개’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이달 월별·지점별 한도로 5억~10억원을 배정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섰고 농협은행은 이미 신규 부동산대출을 중단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신한은행도 한도까지 고작 3조7500억원만 남겨놨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이나 집단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도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금 가계부채 증가의 대부분이 실수요자 대출”이라며 “이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종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또 “6.9%를 달성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러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가계부채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고 위원장은 이달 중순 내놓을 가계부채 보완대책과 관련해 “실수요자 보호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박진우/빈난새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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