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인조가죽' 디케이앤디 "스포츠 모자도 세계 석권할 것"

입력 2021-10-06 17:22   수정 2021-10-15 18:58


나이키 농구화부터 소니 헤드셋, 애플 아이패드 케이스, 델타에어라인 항공기 시트까지. 코스닥시장 상장사 디케이앤디가 제조한 기능성 합성피혁(인조가죽)과 합성피혁용 부직포 원단이 들어가는 제품들이다. 특히 신발용 합성피혁에 사용되는 부직포 원단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30%)를 자랑한다.

최민석 디케이앤디 대표는 “지난 10년간 매년 13% 이상 매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스포츠 모자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며 5년 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합성피혁 선호도 증가
합성피혁은 나일론·폴리에스테르 소재의 부직포 원단에 폴리우레탄을 붙여 제조된다. 과거에는 ‘레자’라고 불리며 저품질 원단으로 취급받았다. 천연가죽과 비교해 소재 질감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며 상황이 바뀌었다. 세계적으로 천연가죽을 제조하는 과정이 동물권을 해치는 등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합성피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배경이다.

원단제조기업의 기술연구소장을 지내고 중국·대만 바이어들을 상대로 기술컨설팅을 했던 최 대표는 2000년 5월 디케이앤디를 세웠다. 직접 합성피혁 및 부직포 제조에 나섰다. 오랜 기술 개발 끝에 천연가죽의 질감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가볍고 부드러운 합성피혁 개발에 성공했다. 합성피혁 기준 중국산 저가 제품의 두 배 이상 가격인 야드(92×153㎝)당 10달러 이상을 받고 있다. 디케이앤디는 작년 매출 708억원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8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최 대표는 “디케이앤디 제품은 천연가죽과 동일한 수준의 통기성을 확보하고 항균·항곰팡이 가공기술까지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케이앤디는 경기 안산공장에 합성피혁 월 32만 야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4분기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공장을 세운다.
스포츠 모자 제조 나서
디케이앤디는 신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8월 한국의 스포츠 모자 제조 전문 중소기업 다다씨앤씨를 인수하면서다. 다다씨앤씨는 1974년 설립된 모자 제조업체다. 한때 5000만 개 이상의 모자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해 수출했다. 미국 4대 스포츠리그인 미식축구(NFL)와 아이스하키(NHL), 농구(NBA), 야구(MLB) 모자를 모두 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세계 스포츠 모자 시장 점유율 1위(60%)를 기록했으나 이후 가방·의류 등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경영난에 처했다.

최 대표가 인수한 이후 다다씨앤씨는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며 흑자로 전환됐다. 불안한 재무상황에 주문을 망설이던 해외 바이어들의 오더가 들어오며 작년 대비 수주액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최 대표는 “다다씨앤씨는 300여 개의 지식재산권(IP)과 국제적인 바이어 인지도를 갖춘 47년 전통의 저력이 있는 회사”라며 “모자 하나에만 다시 집중하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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