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5년이 데드라인"

입력 2021-10-06 17:31   수정 2021-10-07 00:23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의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는 아직 텅텅 비어 있다. 수십만 명의 빅테크 임직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가까이 원격근무 중이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대형 프로젝트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지만 기업 실적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무엇이 기업들을 지탱하고 있는 것일까.

세계 1위 제조업·건축 설계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데스크의 앤드루 아나그노스트 대표(CEO·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심 요인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DX) 가속화’를 꼽았다. 캐드(CAD)로 널리 알려진 오토데스크는 폭스바겐, 에어버스,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글로벌 산업 트렌드에 정통하다. 아나그노스트 대표는 “디지털 전환을 망설이던 기업들이 팬데믹을 계기로 앞다퉈 속도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5년간 누가 빨리 디지털 전환을 이루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은 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 이에 따른 중앙 집중화 필요성 때문이다. 아나그노스트 대표는 “원격근무로 각 업무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으기 어려워진 기업들이 데이터의 중앙 집중화를 고민하게 됐고, 이게 디지털 전환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간 글로벌 기업의 경영 화두로만 머물러 있던 디지털화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이행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이후 뉴노멀 시대가 오면 주목받을 기술로는 인공지능(AI)과 더불어 클라우드가 꼽혔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원격근무 시대에 필수적이다. 원격근무가 팬데믹 이후 뉴노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클라우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 중이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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