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이 내달 말까지 진행하는 예술 공모전의 이름이다. AI를 활용한 그림, 음악, 안무 등의 창작품을 공모하는데, 여기서 ‘낯선 아름다움’이란 인간과 AI기술의 창조적 협력관계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예술적 놀라움과 가치를 말한다고 한다.
그간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창의성만큼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왔다. 창의성이 근간이 되는 예술은 인간의 감성을 바탕으로 완성되기에 AI로 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적인 시도들을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지난 5월, 런던에서는 세계 최초의 로봇 작가 ‘아이다(Ai-da)’의 두 번째 전시회가 열렸다. 첫 번째 전시회에서는 추상화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거울을 보고 직접 본인의 자화상을 그렸다고 한다. 2019년에 등장한 아이다는 로봇기업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의 제작 기술과 옥스포드대 과학자들이 개발한 알고리즘, 리즈대 AI엔지니어가 제작한 로봇 손이 합작해서 만들어졌다. 아이다는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로 사물을 관찰하고, 내장된 소프트웨어로 작품을 구상하여 직접 붓을 잡아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전시회의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실제로 아이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은 인간과 같은 감정은 지니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고 말할 때 기쁘다고 했다.
혹자는 예술이 하나의 기술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한다. 그러나 AI기술은 예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은 과거 미디어아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로 유명한 백남준은 당시 과학 기술의 대표라 할 수 있는 TV와 비디오 같은 ‘기술 매체’를 도구로 활용해, 그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도록 재해석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현 시대를 대표하는 AI기술을 미술 작품을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면, 사람이 가진 표현의 한계를 확장시켜줄 것이다.
AI미술이 대중화되면, 우리도 그와 같이 든든한 AI ‘대작’ 작가를 얻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AI작가도 작품을 만들고, 그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일반인들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높아만 보였던 창작에 대한 문턱이 다소 낮아질 것이다. 또한, 시장에서 이러한 작품들이 거래된다면 미술품 시장도 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즉, AI기술에 의존하여 예술을 대체하는 현상이 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미술 시장도 AI미술과 순수미술이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순수 미술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오히려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으나, 시장에서 순수 미술품이 더 높은 가치로 평가 받음으로써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AI가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들이고, AI를 예술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에 대한 모색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때이다. 각종 제도적 장치나 검증시스템을 통해 여러 우려를 최소화하고 인류가 누릴 수 있는 심미적 혜택을 극대화해 나간다면, AI미술이라는 새로운 미술사조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김수정 KT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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