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서울의료원 터 임대주택 안돼"

입력 2021-10-07 18:21   수정 2021-10-07 23:53

강남구가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사진)에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서울시 방침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강행에 나설 경우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의료원 부지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사실상 맞교환한다는 서울시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7일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관련해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57만 강남구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시가 끝까지 독단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경우 앞으로 행정소송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14일간 송현동 부지와 서울의료원 부지를 맞교환하기 위한 절차로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 열람공고를 실시했다.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에 지상 연면적 20~30%를 공동주택으로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 소유의 송현동 부지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한항공에 부지 매각 대금을 지급하는 대신, 서울시가 매각 대금에 상당하는 서울의료원 시유지를 LH에 넘기기로 지난 8월 합의한 데 따른 절차다.

강남구는 서울의료원 부지를 2016년 9월 서울시가 마련한 원안대로 업무 시설이나 전시·컨벤션 시설 등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구청장은 “주거용 시설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철회한다면 송현동 부지와의 교환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의료원 부지가 고밀주거복합지로 개발되면 앞으로 서울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발전은 요원해진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나머지 교환 부지의 70~80%에는 업무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며 “강남구 등 관계 기관 및 주민과 협의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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