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시장은 몇 년 사이 빠른 속도로 커졌습니다. 첫째 이유는 초고속 인터넷망과 모바일 휴대폰 덕분입니다. 기술 발달 덕분에 사람들은 중고품을 거래하기 수월해졌습니다. 중고를 거래하게 해주는 플랫폼에 접속해 회원으로 등록만 하면, 플랫폼상에서 중고품을 팔고 살 사람이 쉽게 맺어집니다. 물건의 상태, 가격, 만날 장소를 채팅을 통해 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둘째는 중고를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 덕분입니다. 과거 사람들은 남이 사용하던 물건을 쓰기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늘어나면서 중고품도 교환가치를 지니게 됐습니다. 중고거래가 재미있다는 트렌드도 한몫 거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래 당사자들 간의 신뢰 증가도 보이지 않게 기여했습니다.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는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입니다. 이 중 중고나라는 이제 하이마트에 흡수됐습니다. 당근마켓은 동네를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 플랫폼인데 기업가치가 1조원대를 넘었습니다. 엄청나게 컸습니다. 여기에 최근 네이버가 가세했으니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20조원 규모인 중고 시장을 놓고 벌어질 경쟁이 볼 만해졌습니다.
새로 진출한 롯데하이마트는 자신이 가진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국에 있는 430개 매장에서 중고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합니다. 430개 매장이 거래 장소가 되는 겁니다. 그만큼 안전하겠지요.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이런 매장이 없기 때문에 사고파는 사람이 길거리 등에서 만나야 합니다. 안전이 문제였습니다. 사기를 당할 수도, 중간에 돈만 빼앗길 수도 있는 거래 형태였습니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장을 ‘하트 테이블’로 바꾸겠다는 전략입니다. 매장 안에 전용 테이블을 만들면 거래 당사자들이 계절과 기후에 상관없이 편안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중고 가전제품은 무겁거나 커서 거래하기 불편한 점을 감안해 운반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중고거래 시장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좋은 것이겠지요.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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