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삼성전자가 디지털 휴먼 ‘네온’을 처음 선보인 것에 이어 올해 CES에서는 LG전자가 자사 기자회견에 디지털 휴먼 ‘김래아’를 동원해 혁신 기술을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게임 속 캐릭터로 개발된 디지털 휴먼은 그 자체로도 상업성이 크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문화의 확산으로 급성장한 메타버스 시장 덕에 사회 전반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해가는 추세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SM이 걸그룹 에스파(aespa)에 디지털 아바타를 기획한 것을 비롯해 디지털 휴먼은 현재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산업,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교육·돌봄,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외에 세계보건기구(WHO)가 12개 국어를 구사하는 디지털 휴먼 직원 ‘플로렌스(Florence)’를 보건 분야 상담사로 투입하는 등 디지털 휴먼은 공공분야에까지 진출해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과 기관이 챗봇이나 보이스봇에서 디지털 휴먼에게로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 강화된 인공지능(AI) 대화 엔진을 탑재한 디지털 휴먼이 대화 상대에게 훨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친밀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가상융합기술이라 불리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HR(홀로그램) 기술과 AI 기술의 발전은 3차원(3D)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를 우리의 일상으로 끌어왔다. 앞으로 자신의 아바타로 메타버스에서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메타버스를 단순한 가상세계가 아니라 그 안에서 수익도 내고 현실체험이 어려운 다양한 활동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긍정적인 공간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가상세계 내에서의 사이버 범죄와 윤리문제, 개인정보 보호, 청소년 보호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과 콘텐츠, 네트워크, 디바이스, 디지털 휴먼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고민도 커져야 한다.
아울러 메타버스가 순기능을 하는 영역이 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가상세계 과몰입으로 인한 정체성 혼란 문제나 메타버스로 야기될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김재윤 생글기자(세현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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