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시장금리 상승에 대비해 회사채 발행규모를 최대한 늘려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가 미달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최근 대부분 기업이 발행금리가 대폭 상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발행액을 확대했다.
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수요예측 때 예정했던 회사채 발행 규모보다 400억을 늘린 24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3년 만기물은 당초 1500억원에서 300억원을 증액하면서 발행금리가 연 2.068%에서 2.199%로 올랐고, 5년물 역시 100억원을 증액하며 연 2.267%에서 2.439%로 금리가 올랐다. 신세계는 3년 만기물 자금으로 샤넬코리아 등 업체 대금을 지급하는 한편 3개월 간격으로 회전되던 단기 사채를 집중적으로 상환해 자금운용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역시 2년 만기물을 40억원 증액한 1460억원, 3년물은 640억원이나 늘린 1240억원 규모로 이날 회사채를 발행했다. 항공기 리스대금 재원과, 항공유 구입비 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신용등급이 BBB+에 불과한 대한항공은 2년물 이자율 연 3.431%, 3년물 발행금리 연 3.902%를 감수했다. KCC와 한국투자증권 역시 수요예측 흥행을 발판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를 대폭 증액했다.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과 증시 하락으로 기관들의 채권발행시장 투자 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최근 풀무원식품(신용등급 A-) 5년물 회사채 500억원 모집에 단 18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고, 두산공작기계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디티알오토모티브 역시 1500억원의 모집물량에 못미치는 108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반면 연기금 등 기관들의 연말 투자 마감을 앞두고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에 대비해 최대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은 적지 않게 밀려있어 수요예측 결과가 주목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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