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기자재업체 현대힘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힘스는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대형 증권사 1곳과 중소형사 1곳 등 2곳을 주관사로 확정하고 실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년 상장예비심사를 거쳐 2023년까지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다.
200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선박을 조립할 때 사용하는 기자재인 선박 블록과 배관 도장 등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다. 본사는 울산에 있으며 경북 포항과 경주에 각각 1곳, 전남 영암 2곳 등 총 4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설립 당시 현대중공업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었으나 2019년 4월 사모펀드 제이앤PE에 매각됐다. 현재 제이앤PE가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설립한 허큘리스홀딩스가 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25%는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다.
현대힘스는 최근 3년 간 조선업 침체로 실적이 정체됐다. 지난해 매출은 1153억원, 영업익은 5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소폭 줄었다. 그러나 올 초부터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올해 매출은 1300억원, 영업이익은 90억원 대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 7월 선박용 소화설비 업체 엔케이가 보유한 포항 공장 부지와 건물을 179억원에 인수해 연간 10만 톤의 선박 블록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같은 달 질소·산소·오존 발생기 제조사 원하이테크도 인수했다. 연관 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합병(M&A)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볼트온' 전략이다. 원하이테크가 만드는 질소시스템과 오존발생기는 선박 건조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도입해야하는 평형수처리 시스템에 사용된다. 현대힘스는 원하이테크의 오존설비와 조선기자재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현대힘스의 기업가치를 3000억원 대로 추정하고 있다. 2019년 매각 당시보다 몸값이 3배 가량 불어났다. 조선업이 살아나면서 관련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상장한 현대중공업은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5조3000억원이었으나 주각 오르면서 현재 시가총액이 9조3000억원 대에 형성돼있다. 다음 달 공모에 나서는 SM상선은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 2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H라인해운 등 조선해운사들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회사에 부품, 기자재를 납품하는 회사들의 기업공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김채연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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