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규리그에서 처음으로 밤에 조명을 켜고 경기하는 '야간 골프대회'가 열린다.
12일부터 이틀간 경북 김천 포도CC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스 투어 '머스코 문라이트 시니어오픈'은 일몰 뒤인 오후 6시 30분 시작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야간 골프가 가장 성행하는 곳으로 꼽힌다. 미국 뉴욕타임즈(NYT)가 지난 6월 "한국의 골프장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규대회가 야간 골프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간에 진행되는 만큼 경기방식도 파격적이다. 136명의 선수가 4인 1조, 36개 팀으로 나눠 18개 홀에서 동시에 티오프하는 샷건 방식으로 열린다. 일몰 뒤 시작돼 오후 11시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1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 60명이 2라운드에 진출하고, 역시 샷건 방식으로 경기를 펼쳐 우승자를 가린다. 앞서 7일 진행된 예선전 역시 일몰 뒤 진행됐다.
야간 골프대회는 2019년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최초로 열렸다. 축구나 야구 등에서는 흔한 방식이지만 골프에서는 이번 대회가 사상 세번째 정규대회다. 야간에 조명 아래에서 진행할 경우 공의 궤적이나 그린을 읽는 것이 더 어렵다.
이번 대회는 글로벌 스포츠 조명 전문업체인 머스코 스포츠 라이팅의 한국 법인인 머스코 코리아가 메인스폰서로 나섰다. 머스코는 잠실야구장을 비롯해 미국 메이저야구리그(MLB) LA다저스의 다저스 스타디움, 손흥민이 소속된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FC의 홋스퍼 스타디움 등 명문 구장의 조명을 책임지고 있다.
스포츠 전문 조명에서는 조도를 높이면서도 선수들이 시각적 피로를 느끼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머스코코리아는 티잉그라운드는 200룩스(㏓), 페어웨이 150㏓, 그린은 400㏓로 밝힐 예정이다. 머스코코리아 관계자는 "야간에 진행해도 선수들이 시각적인 피로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낮에 하는 경기 못지않게 공의 궤적, 코스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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