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시장 ‘블루칩’으로 떠오른 가상인간 ‘로지(사진)’가 활동 영역을 넓힌다. 로지의 목소리는 현재 베일에 싸여 있지만 조만간 말은 물론 노래와 연기, 라이브쇼 진행 등까지 하게 될 전망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을 살려 과거·미래로 시간 여행도 떠날 예정이다.
로지 제작사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김진수 이사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지금까지 로지는 주로 광고, 인스타그램 위주로 활동했지만 앞으로는 노래, 연기 등까지 활동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최근 로지의 목소리 제작을 마쳤고 실시간 렌더링 엔진을 적용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했다. 3차원(3D) 렌더링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입체감, 사실감 있는 3D 영상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로지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지난해 8월 선보인 가상인간이다. 평범한 사람인 것처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다가 그해 12월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가상인간이란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그가 찍은 신한라이프 광고는 2개월 만에 조회 수 1100만 회를 돌파했다. 8건의 계약으로 광고 수입만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 사이에선 로지의 목소리나 노래를 들을 수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김 이사는 “조만간 로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광고가 공개될 것”이라며 “로지를 가수로 데뷔시킬 계획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등도 연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기와 관련해서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여러 콘텐츠 제작사와 영화·드라마 출연을 논의 중이다. 내년께는 로지가 라이브쇼 진행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물론 지금도 김래아, 수아, 한유아 등 노래를 하는 다른 가상인간이 있긴 하다. 하지만 현재 가장 영향력이 큰 로지가 노래, 연기 등을 하게 되면 반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로지는 세계관의 확장 차원에서 시간 여행도 갈 예정이다. 김 이사는 “사람을 닮되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많이 하자는 게 로지의 모토”라며 “가령 15년 전으로 가서 HOT 멤버들과 어울려 놀면 재미있지 않겠냐”고 했다.
그는 “패션이나 화장품 등 분야에서 로지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친환경,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로지의 성향이 반영된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는 연내 청년 남성 3명의 가상인간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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