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전공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업인 연구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1500개 넘는 논문을 써 각종 저널에 이름을 올렸다. 질적으로도 호평받아 220여 개의 주요 상을 받았다. 2002년 공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찰스 스타크 드레이퍼상, 2008년 세계 최대 기술상인 밀레니엄상을 수상했다. 미국 국립과학메달(2006년)과 국가기술 및 혁신메달(2011년)을 모두 목에 걸었다. 지금까지 3개 메달을 전부 받은 사람은 랭거 교수를 포함해 다섯 명뿐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35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MIT 외에 하버드대 예일대 컬럼비아대 등 세계적인 대학이 총망라돼 있다.
랭거 교수는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았다. 1400개가 넘는 특허를 출원했다. 이뿐만 아니라 실제로 창업에 나서 자신의 기술과 특허가 시장에서 통하는지를 시험했다. 그동안 모더나를 비롯해 40여 개 기업을 창업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더 큰 회사에 팔리기도 했다. 2003년 세포 치료제 기업 퍼바시스를 설립해 2012년 영국계 바이오 회사인 샤이어에 매각한 게 대표적이다. 랭거 교수는 멥스젠 등 한국 바이오기업에도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다.
랭거 교수는 자신이 평생 연구해온 나노 입자 기술로 2010년 모더나를 공동 창업했다. 분자 수준의 작은 나노 입자를 몸에 오랫동안 잔류시키는 기술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랭거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더나의 최대 강점은 mRNA 백신과 mRNA를 환자에게 전달하는 나노 입자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대단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랭거 교수는 자신이 평생 연구해온 나노 입자 기술을 쏟아부은 회사여서인지 여전히 모더나 대주주로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올해 모더나 주가 급등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50억달러(약 6조원)로 늘었다. 그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400대 부호’에도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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