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독립운동 100인 만화'에 김원봉 포함 논란

입력 2021-10-12 17:37   수정 2021-10-13 00:32

광복회가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위인전’ 수익 사업을 하면서 독립유공자로 서훈받지 못한 약산 김원봉을 포함시켰고, 국가보훈처가 이를 알면서도 승인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또 광복회는 사업 수익금도 당초 사용 계획대로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훈처는 지난 4월 열린 수익사업심의위원회에서 지난해 광복회가 신청한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위인전 판매 사업을 한정 및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유는 독립운동가 100인 중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원봉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의열단과 광복군을 이끌었지만 해방 뒤 월북해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 부위원장까지 올랐다가 김일성 일파에 숙청됐다.

보훈처는 김원봉이 포함된 해당 사업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이전부터 논란을 예상해 정부법무공단 등 다섯 곳에 100만원을 들여 법률 조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원봉’이라고 특정하지 않은 채 ‘광복회 설립 목적에 반하는 내용은 제작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로 구성된 단체인 광복회는 이후 전국 교육청과 공공기관 등에 판매했다.

강 의원은 “보훈처가 수익사업 승인 조건을 광복회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해 관련 기준이나 근거도 없이 ‘독립운동가 100인’을 선정하도록 방치했다”며 “보훈처의 광복회 봐주기”라고 비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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