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물 반도체에서 미래 찾는 중국

입력 2021-10-13 16:08   수정 2021-10-13 16:09

기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은 선두권 업체들을 따라잡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핵심 기술인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EUV 공정으로의 전환이 많이 진행된 비메모리 로직칩의 경우 중국 업체의 기술 수준은 선두권과 5~7년 정도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메모리칩은 아직 선두권 업체의 EUV 도입이 더딘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낸드의 경우 기술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시간 싸움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 제3의 반도체, 화합물 반도체다. 화합물 반도체란 실리콘이 아니라, 비소갈륨이나 질화갈륨 실리콘카바이드 등 높은 밴드갭과 빠른 전자 이동속도를 갖는 화합물을 웨이퍼 기판의 재료로 사용하는 반도체를 일컫는다. 이들은 실리콘 대비 성능은 좋지만 제조공정이 훨씬 까다롭고, 양산장비 개발이 더디다.

이 같은 이유로 글로벌 선두 기업과 중국 기업의 격차가 크지 않다. 게다가 이 분야에 대한 핵심 장비는 이미 중국에서 국산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이 장비 도입을 막아도 자국 기술로 생산라인 설치가 충분히 가능하다.

넓은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통신기술이나 높은 전압을 사용하는 전력 등의 분야에서는 이미 이런 화합물 반도체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5G(5세대) 통신의 핵심칩이나 전기자동차용 전력반도체의 핵심칩은 화합물 반도체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분야의 대표적인 중국 기업은 산안이다. 산안옵토라는 회사는 원래 한국의 서울반도체나 대만의 에노스타, 미국의 크리 등과 경쟁하던 LED 발광소자를 제조하는 회사였다. 10년 전 LED 조명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던 시기에 산안옵토는 시장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확장과 가격 경쟁으로 전체 LED 조명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만든 곳이다. 삼성과 LG 같은 국내 업체들이 LED 조명 시장을 포기하고 나가게 만든 게 이 회사다.

이 LED 반도체를 제조하는 기반기술이 화합물 반도체 기술이다. 질화갈륨 웨이퍼를 가공해서 빛을 발광하게 하는 것이 LED 반도체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화합물 반도체의 미래를 일찍부터 알아본 산안은 5년 전부터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지금은 전체 매출의 10% 규모로 화합물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 제조 핵심 장비인 유기금속화학접착기(MOCVD)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은 AMEC라는 회사다. 원래는 미국의 비코와 독일의 엑시트론사가 과점하고 있던 MOCVD 시장에서 중국 장비로 제조를 가능하게 했다.

우건 < JK캐피털 매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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