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육군은 계급에 상관없이 같은 운동복과 전투화를 착용하게 된다. 단일화를 통해 불필요한 차별을 없애고 동질감과 전우애, 편의성 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육군은 13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등병부터 4성 장군까지 전 장병이 운동복 등 6개 피복류 품목을 동일하게 착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계급에 따라 지퍼형 전투화 및 운동복 등의 보급기준이 달랐다.
육군은 내년까지 장교·부사관 등 간부 양성기관에 병사들과 같은 종류의 계절별 운동복 3종류와 운동모, 플리스형 스웨터 등을 우선 보급하기로 했다. 이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전 장병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장군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지퍼식 전투화'는 전 육군에 지급된다. 육군은 기존에 장병들이 사용하던 전투화 형태는 유지하되, 신발 끈과 지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신속 착용 패드'를 장군을 포함한 모든 인원에 동일하게 보급할 방침이다. 전투현장에 적합한 끈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일반 병사들이 평시나 위급 상황에 지퍼로 손쉽게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은 육군 장성들만 전투화에 지퍼가 달린 형태를 사용했고 나머지 간부와 일반 병사들은 모두 끈이 달린 형태의 전투화를 사용했다.
실내 생활 여건도 달라진다. 군용 모포와 포단 대신 평상시 사용하는 실내용 이불과 야전 숙영용 사계절 침낭을 구분하기로 했다. 실내 생활관에서는 위생적인 상용 이불을 사용하고, 가벼운 사계절용 침낭은 군장에 미리 준비해 둬 위생성과 전투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육군은 10월 말부터 전방부대 장병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상용 이불을 지급하고, 사계절 침낭은 2024년 전력화를 목표로 2023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육군은 올들어 6사단과 7사단, 25사단 전방부대 등 5개 부대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병영세탁방 구축 사업을 내년에 50여개 부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병영세탁방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세탁방을 본 딴 것으로 고성능 상업용 세탁기 및 건조기 등을 갖춘 고기능 세탁방과 휴게공간을 합친 것이다. 장병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국정감사에서 "올들어 부실급식과 군내 성폭력, 훈련소 인권문제 등 일련의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등 국민들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며 "육군총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며 이를 계기로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문화를 과감하게 탈피해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전 장병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등의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육군은 32사단에서 국정감사 일정의 일환으로 감사위원들에게 신개념 병영식당과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 아미 타이거즈 4.0을 시연하는 등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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