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 46곳 가운데 9곳이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2.47%)을 밑도는 운용사도 20곳에 달했다. 다양한 전략을 통해 수익률 방어에 나선 자산운용사도 예상보다 부진한 증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었다. 올해 35개 펀드 평균 수익률이 22.95%를 기록했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의 경우 LG전자우, 카카오, 하이브, LS, 현대차2우B 등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카카오를 펀드에 많이 담고 있는 것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한다는 운용사 철학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 2위는 KTB자산운용(대표 김태우·사진)이었다. 52개 펀드 수익률이 18.65%에 달했다. VIP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은 KTBVIP셀렉션펀드는 올해 28.09%의 수익을 냈다.
펀드에는 한솔케미칼, 엘엔씨바이오, 메리츠금융지주, SKC, SK머티리얼즈 등이 담겼다. 펀드들이 흔히 많이 담는 시가총액 상위주가 아닌 운용사가 분석한 리서치 자료를 토대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포트폴리오 상단에 배치했다.
KTB가 50개가 넘는 펀드를 운용하면서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부진한 펀드도 많았다. KB(0.71%), 미래에셋(0.71%), 한국투자(0.38%), 키움(-0.21%), 삼성(-1.07%) 등 주요 자산운용사의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대부분 저조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운용사는 DB자산운용(-14.40%)이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곳이 많았다. 총 37개 운용사 가운데 9곳이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쿼리투신운용의 경우 펀드 26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이 -18.47%였다. 올 상반기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쳤지만 수혜를 보지 못했다.
친환경 펀드에 중점을 둔 멀티에셋자산운용(-19.52%)을 비롯해 신한(-4.39%), 트러스톤(-1.71%) 등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양호한 수익을 냈던 KTB자산운용의 경우 해외 주식형 펀드에선 올해 2.64%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 수가 적은 HDC, 한국밸류자산운용을 제외하면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21.10%)이 차지했다. 이어 메리츠자산운용(18.95%), 유리자산운용(18.07%) 등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익률만으로 펀드를 평가하긴 어렵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시장 상황이 좋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객 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 곳이 많다”고 평가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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