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 전초전…野, 경기도청·성남시청 항의방문

입력 2021-10-13 17:13   수정 2021-10-14 01:07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국정감사 출석을 앞두고 관련 상임위원회에 당 ‘대장동게이트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을 ‘저격수’로 전면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이날 ‘국민의힘 토건비리 진상규명 TF’를 출범시켰다. 이 지사의 국감 출석을 앞두고 여야가 치열한 전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야당은 이 후보가 출석하는 국감에 대비해 당 대장동 TF 소속 의원들을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지사는 18일 행안위, 20일 국토위에 경기지사 자격으로 출석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지사가 출석하는 이번 국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민이 가장 주목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도 대장동 문제를 가장 잘 알고 공격력이 센 의원들을 전면 배치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행안위·국토위·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성남시가 대장동 관련 자료 요청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행안위에서 76건, 정무위에서 56건, 국토위에서 82건의 관련 자료를 요청했는데, 단 1건도 오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자료를 안 주고 버티는 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대장동 개발이 역사에 남는 롤모델이라면서 자료 제출도 안 하고, 왜 치적을 가리고 있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토건비리 진상규명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TF는 김병욱 의원이 단장을 맡는 등 대부분 이재명 캠프 인사로 구성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총선개입 국기문란 진상조사 TF’도 동시에 출범시켰다.

대장동 의혹으로 중도층 잡기에 비상이 걸린 이 후보는 국감에서 ‘반격’을 벼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경기도청 항의 방문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료를 안 낸다고 경기도에 와 계신 모양”이라며 “마치 분가한 자식 집에 가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부엌 살림을 뒤지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장동 관련 사업은 성남시의 자료이기 때문에 경기도에 자료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자료를 안 낸 건 예를 들면 ‘도지사 휴가 일정을 내라’는 어처구니없는 지방 사무에 관한 것”이라며 “국회는 그런 지방 사무에 대해 아무런 감사 권한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이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을 순회 방문하는 쇼를 벌였다”며 “건국 이래 가장 쓸모없는 부끄러운 제1야당의 현주소”라고 성토했다.

성상훈/전범진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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