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달 추석 때 자신의 변호인에게 쓴 편지에 "사형 선고만이 유가족분들께 아주 조금이라도 진정 사죄드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나에 대한) 어떠한 변호도 하지 마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썼다.
이어 강 씨는 "더 변론은 필요 없다고 생각할 만큼 제 끔찍한 범행을 안다"며 "이 중죄인은 지금 괜찮아서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해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적었다.
편지 말미에는 "2021년 9월 슬픈 추석날. 이 세상 고아로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형수, 강윤성 올림"이라는 글귀를 남겼다.
강 씨의 변호인은 이 편지를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이곤호 부장검사)는 강 씨를 살인·강도살인·사기 등 7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강 씨는 지난 8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자택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하고 다음 날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29일 오전 3시께 송파구의 한 주차장에서 50대 여성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강 씨는 두 번째 범행을 저지른 날 오전 8시께 두 번째 피해자의 시신이 있던 피해자의 차를 타고 송파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금전적 관계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범죄 심리학자들은 강 씨의 행위가 진심으로 범행을 뉘우치는 태도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자기 과시이고 반사회적인 사고의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다"며 "강 씨는 유치장에서 경찰을 폭행하기도 하지 않았나. 그러면서 자신을 변호하는 변호사한테 '피해자들 위해 변호하라'는 말도 매우 부적절하고, 오히려 '과도한 자존감'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미 강 씨는 성인기 이후 교도소 삶이 길어 만약 사형수로 지낸다고 해도 특별할 게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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