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점유율 '0%'…이젠 미국이 비트코인 채굴 메카 [임현우의 비트코인 나우]

입력 2021-10-14 08:23   수정 2021-10-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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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지로 부상했다고 경제매체 CNBC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대안금융센터(CCAF)의 '비트코인 채굴 지도' 데이터에 따르면 7월 기준 미국의 월평균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점유율은 35.4%를 기록했다. 단일 국가로는 최고치이며 지난해 9월보다 428% 증가한 것이다. 2위는 점유율 18.1%의 카자흐스탄이었고 중국의 점유율은 0.0%였다.

해시레이트는 채굴을 위한 연산 처리 능력을 측정하는 단위다. 코인 채굴은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해시 함수를 해결해 암호화폐 거래 내역을 기록할 블록체인 장부를 생성하고, 그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과정이다. 이 작업이 이뤄지는 속도를 결정하는 게 해시레이트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만 해도 중국의 점유율은 66.9%로 미국(4.2%)과 상대가 되지 않았다. 올 5월에도 중국 점유율이 34.3%, 미국이 21.8%로 격차가 컸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생태계를 고사시킬 목적으로 거래뿐 아니라 채굴 활동까지 전면 금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CNBC는 올봄부터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불과 하룻밤 새 세계 비트코인 채굴자의 절반이 활동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미국이 '최대 암호화폐 채굴지'로 올라섰다며 "미국은 채굴 산업에서 새롭게 확보한 지배력에 대해 부분적으로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고도 했다.

채굴업자들은 전기료가 싼 다른 나라를 찾아 대규모로 중국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이를 '채굴 대이주'라고 불렀다. 이런 업체의 상당수가 미국에 정착했다. 텍사스 등 일부 주는 에너지 가격이 세계적으로 가장 저렴한 곳이고,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정책과 채굴 호스팅 관련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국가이고, 핵발전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워싱턴주는 수력발전을 이용한 채굴업자들의 메카로 꼽힌다. 전기료는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CNBC는 미국이 암호화폐 최대 채굴지로 부상한 것은 그동안 이뤄져 온 준비가 운때를 잘 만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인프라와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굴 오퍼레이터 업체들이 몇 년간 조용히 역량을 키워왔는데, 이 도박이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굴 오퍼레이터들은 2017년 비트코인 폭락 이후 몇 년간 이어진 '암호화폐의 겨울' 동안 적절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면 채굴업자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를 이어왔다. 런던의 핀테크 데이터 분석가 보아즈 소브라도는 "중국이 비트코인을 지배한다는 관점은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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