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앵커PE, 국내1위 HMR 프레시지 품는다

입력 2021-10-14 09:47   수정 2021-10-14 12:22

≪이 기사는 10월14일(09: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가 국내 1위 간편식(HMR)업체 프레시지를 인수한다. 프레시지는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3일 투자업계 및 벤처투자(VC)업계에 따르면 앵커PE는 최근 프레시지 지분 50%를 포함한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앵커는 기존 투자자인 하나금융투자PE 지분 등 구주 일부와 신주를 인수해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정중교 대표(32)는 회사에 남아 경영을 계속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주요 주주는 2019년 말 기준 정 대표(12.47%)와 소프트뱅크벤처스(12.12%), 하나금융투자PE(11.14%)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다. GS홈쇼핑도 지난해 40억원을 투자해 회사 지분 7.73%를 보유 중이다.

프레시지는 밀키트 시장점유율 70%를 확보한 선두업체다. 정 대표가 미국 '블루에이프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6년 창업했다. 식재료를 손질해 간단한 조리로 완성할 수 있는 밀키트(meal kit)를 대중화한 회사다. ‘밀푀유 나베’ ‘시그니처 스테이크 세트’ ‘자이언트 부대찌개’ 등이 대표적인 메뉴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쿠팡, 롯데온 등에 제품 공급이 시작되면서 회사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2018년 218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다음해 712억원, 지난해에는 약 1500억원을 넘기며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다만 당일배송·신선배송 등 물류분야 투자 비용이 반영돼 아직 흑자를 기록하진 못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2016년 회사 설립 이후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로 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 2018년 농식품펀드와 FI들이 참여한 시리즈A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시리즈C까지 누적 기준 약 1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엔 산업은행에서 500억원(대출 400억원, 투자 1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회사는 자금 대부분을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는데 투자하면서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초 국내 중견 PEF인 프랙시스캐피탈과 지분 매각 및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격 등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차로 거래가 무산됐다.

앵커PE는 프레시지의 독보적인 간편식 분야 점유율과 성장성에 베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간편식 수요가 늘어난 점도 고려됐다. 이번 거래로 앵커PE가 경영권 지분을 확보해 지배구조를 단일화 하면서 신규 투자 등 회사 성장을 위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시지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물류 및 설비 자동화, 운영자금, 신사업 진출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차준호 / 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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