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미지 분석 기술을 코로나19 진단에 써 보면 어떨까요.”
지난해 4월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주재로 진행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임직원 대토론회’에서 한 직원이 꺼낸 얘기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진단 키트의 결과를 촬영한 후 해당 이미지를 분석하면 바이러스가 얼마나 있는지를 손쉽게 수치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결과가 흐릿하게 나타나면 감염 여부 파악이 힘들다.
최 사장 등 삼성 경영진들은 해당 직원에게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에 도전해보라고 독려했다. 이 아이디어는 ‘디아비전’이란 사내벤처 프로젝트로 구체화됐다. 지난해 삼성의 집단지성 시스템인 ‘모자이크’를 통해 진행된 토론회에서 제시된 코로나19 극복 아이디어는 디아비전을 포함 1620건에 달했다.
‘부즈앤버즈’는 집에서 술을 빚는 기기로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양조에 걸리는 시간은 7일 이내며 맥주, 막걸리, 스파클링 와인, 벌꿀 술 등 다양한 주종을 만들 수 있다. 재료 키트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손쉽게 ‘홈브루잉’에 도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인 스마트 매장 혁신 솔루션 ‘치즈에이드’도 눈에 띄는 프로젝트다. 매장내 키오스크나 조명에 간단하게 부착할 수 있는 가시광 통신(LiFi) 송신장치를 활용해 무인 매장을 꾸릴 수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스마트폰 앱을 켜면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주문도 가능하다.
맞춤형 족부 보조기(기능성 깔창) 제작 솔루션을 개발한 ‘로고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동작인식 기술 기반의 AI 댄스 학습 플랫폼을 만든 ‘구스랩’도 이날 독립 스타트업으로 새출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57개 스타트업의 분사 창업을 지원했다. 이들 스타트업의 3년차 생존율은 98%, 5년차 생존율은 65%로 나타났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3년 평균 생존률이 40% 안팎인 것과 대조적이다.
C랩 프로그램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발표한 ‘경제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통해 향후 5년간 사내 과제(C랩 인사이드) 200개, 외부 스타트업(C랩 아웃사이드) 300개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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