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억원에 달하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43?남)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수사를 받던 중 검사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교사·공동협박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리고 “피해 금액이 116억원으로 크고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조직폭력배 출신 부하직원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채권을 추심하고 이 과정에서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피해자 7명에게서 총 116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올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에 투자하면 수개월 안에 3∼4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서 김무성 전 의원의 형이 86억4000여만원, 전직 언론인 송모 씨가 17억4000여만원을 김씨에게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씨는 또 사기 피해자가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부하직원들을 대동해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사기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협박 등의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거를 살펴볼 때 피고인의 범행 가담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7년을 구형하며 "피해액이 116억원으로 거액이며, 사기 범행 피해자로부터 반환을 요구받자 협박 등의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액 대부분이 회복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김씨는 현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박영수 전 특검에게 포르쉐 차량을 제공하거나 이모 부장검사에게 명품지갑·자녀학원비·수산물을 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언론인에게도 금품을 접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