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함 너머》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전략을 제시한다. 역사적으로 전쟁터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겼던 사례를 망라해 승리 공식을 도출한다. 현역 시절 대통령 국방비서관,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차장 등을 거치며 군 생활 대부분을 전략 기획에 몰두한 임종득 국방연구원 평가위원이 사례를 분석했다. 저자는 “동·식물 중에도 약자들은 나름의 생존전략을 발전시켜 진화해왔다”며 “과거에 약자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이해하면 오늘날에도 강자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전략을 짜기 전에 저자는 정의부터 내린다. 전략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가용자원을 활용해 방책을 고안하는 기술이라는 것. 전략의 주요 특성도 소개한다. 미래지향적이고, 전체를 고려하며, 경쟁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게 전략이다. 또한 간접적으로 공개하고, 시행할 때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비밀 유지’다.
저자는 약자의 필승 전략을 다섯 가지로 요약한다. 첫 번째는 방책을 짤 때 약자의 강점을 강자의 약점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에서 펼친 전략처럼 강자가 우회할 수 없는 길목을 막아서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조언도 곁들인다. 판을 뒤엎을 수단을 하나 마련해야 한다는 것. 필요시 강자와의 동맹도 약자가 짤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저자는 “한미상호방위조약도 성공적인 약자전략이었다”며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지만, 언제든 약자는 비장의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모든 전략에 앞서는 건 바로 정보수집이다. 약자가 정보를 게을리 얻으면 힘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 고대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병법’에서도 정보 습득과 활용 방식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건 끈기다. 경쟁 상대를 끝없이 탐구하고 조직원을 다독이려면 인내심을 갖춰야 해서다. 저자는 “약함은 되레 인간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역설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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