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시다 日 총리 취임 11일만에 첫 통화

입력 2021-10-15 20:24   수정 2021-10-15 20:28


문재인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와 취임 인사를 겸한 첫 전화 통화를 했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 4일 취임한 지 11일만이다. 한·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경색된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늦은 통화다. 전임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취임 9일째 문 대통령과 통화했다.

청와대와 일본 총리실은 15일 저녁 두 정상이 처음으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 언론에선 ‘한국은 2순위 그룹으로 밀렸다’는 보도가 계속해 나왔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호주, 러시아, 중국, 인도, 영국 정상들과 잇따라 통화했지만 좀처럼 한·일 정상간 통화 일정은 잡지 않았다. 스가 전 총리가 중국이나 러시아, 영국보다 문 대통령과 먼저 통화한 데에서 더 후순위로 미룬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취임한 날 축하 서한을 보내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문 대통령과 통화를 마친 뒤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일제 강점기 한국인 징용자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소송에 대해 한국 정부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한국인 노동자 강제 징용 문제 등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는 2015년 한·일 외교장관 간 '위안부 합의'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위안부 합의의 협상 당사자인 외부상이었다. 일본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고 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 관련 대응에선 한·일 혹은 한·미·일 3국이 한층 협력하기로 문 대통령과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도 설명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와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는 아베-스가 정권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 한국의 대선까지 적극적인 관계개선이나 국면 타결에 나서진 않고 한·일 양국 모두 신중한 관리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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