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서 40대 여성이 술자리에 동석한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지만 당시 자리를 함께한 다른 남성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광주 동구에서 40대 여성이 술자리에 동석한 남성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 여성이 무차별 폭행 당하는 모습은 술집 내부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지역 행사를 기획하거나 사회를 맡아 진행하는 A씨(43·여)는 공연계 선배의 권유로 이날 술자리에 동석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이날 술자리에는 건설업을 하는 재력가 B씨, 국회의원 특별보좌관 출신 사업가 C씨, 현직 경찰 간부 D씨 등이 자리하고 있었고, 세 사람은 친분이 있어 보였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이 자리에서 B씨는 여당 유력 국회의원을 거론하며 "성공하려면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등의 충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가 이어지던 중 B씨는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앉아있는 A씨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전화통화를 하고 있던 자신을 향해 쌍욕을 하더니 "스피커폰으로 해"라고 소리를 치다가 폭행을 시작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갑작스럽게 폭행을 당한 A씨가 경찰에 신고 하려던 사이, 주변인들의 만류로 밖으로 나간 B씨는 다시 들어와 2차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왼손과 오른손으로 A씨의 얼굴을 때리고, 발로 얼굴을 차거나 머리채를 붙잡고 때리는 등 무차별 폭행이 계속됐지만 C씨와 D씨는 적극적으로 상황에 개입하지 않았다.
C씨는 B씨를 말리기만 할 뿐 A씨의 상태를 살피지 않았고, D씨는 현직 경찰관으로서 폭행 상황에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했지만 자신의 소지품을 챙겨 현장을 빠져나갔다.
결국 A씨의 직접 신고를 받고 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해서야 B씨의 폭행은 끝이 났다. 그는 출동한 경찰관에서 "버릇이 없어 화가 나 폭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B씨가 폭행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 만큼 추후 조사를 위해 신원을 확인한 뒤 귀가 조처했다.
A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으며, 주변인을 통해 합의를 압박받는 등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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