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조수미, 공대생 가르치는 KAIST 교수 된 이유

입력 2021-10-15 09:55   수정 2021-10-15 13:19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사진)가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됐다.

KAIST는 조수미 씨를 이 대학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임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조 교수는 내년 봄학기부터 학부생과 대학원생 대상 리더십 특강을 맡는다. 문화기술대학원 남주한 교수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악 연주 분석·생성에 관한 기초 연구 및 미래 공연 제작, 무대 연출 기술에 관한 응용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성악가인 조 교수가 이공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된 데는 이광형 KAIST 총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여년 전 인기 드라마 ‘카이스트’의 극중 괴짜 교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이 총장은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시절 직접 리더십 강의를 했다.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강의도 개설하는 등 유연하고 융합적인 사고를 강조해왔다.

KAIST는 문화기술대학원 내에 ‘조수미 공연예술 연구센터’도 설립해 융합연구를 추진한다. △아바타·홀로그램·혼합현실(XR) 등을 활용한 가상 연주자 구현 기술 △인간 연주자와의 소통을 위한 인터렉션 기술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미래 공연산업 플랫폼 및 저작권 연구 분야에서 협력하고 조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문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열린 조 교수의 임명장 수여식은 비대면 실시간 행사로 진행됐다. 포르투갈에 체류 중인 조 교수를 대신해 소속사 SMI엔터테인먼트의 조영준 대표가 참석했다.

조 교수는 화상 임명식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산실인 KAIST의 초빙석학교수로 학생들을 만나 문화와 기술의 융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과학기술을 접목한 예술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연구 과정에 최선을 다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도 “역경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조수미 교수의 경험과 정신을 배우는 게 초일류 대학을 지향하는 KAIST 구성원들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교수의 임용 기간은 이달 1일부터 2024년 9월까지 3년간이다. 그는 1986년 데뷔 이래 세계 최정상 지휘자들과 공연하고 40여장의 정규 앨범을 내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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