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기록에 남을 만한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 사례가 등장했다. 소더비는 오는 24일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 경기에 신은 농구화 중 초창기 제품으로 꼽히는 농구화에 대한 경매를 앞두고 있다. 인기가 높은 한정판 운동화(스니커)를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스니커테크는 10~20대 소비자에게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소더비에 따르면 오는 24일 소더비 경매에 오르는 나이키 한정판 에어쉽 농구화는 조던이 데뷔 후 다섯번째 NBA 정규시즌 경기인 1984년 11월1일 덴버 너기츠전 후 당시 덴버의 볼보이 토미 팀 루이스에게 선물한 사인화다. 1984년 루이스가 제품을 받은 후 간직하다 경매에 내놓게 됐다.
이 운동화는 당시 '에어 조단 1'을 제작 중이던 나이키가 1984년 조던에게 제공한 한정판 에어쉽 농구화 중 하나다. 당시 에어쉽 운동화 뒤편에는 대부분 '나이키 에어' 또는 '에어 조던'이라고 적혀있었지만 경매에 오르는 신발은 '에어'라고만 적혀 희소성이 더 높다는 게 소더비 측 설명이다.
이에 값이 한층 더 뛸 것으로 소더비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소더비가 조던이 신은 에어조던 1 경매 진행 당시 56만달러(약 6억62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소더비는 이번 신발의 낙찰가는 100만~150만달러(약 11억8300만~17억7500만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소더비의 스트리트웨어 책임자이자 현대 수집품 전문가인 브람 왁터는 "운동화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경매에 오를 만한 특별한 신발까진 아니더라도 인기 있는 운동화를 파는 스니커테크는 중고 거래로 돈을 버는 '리셀테크(재판매+재테크)'의 주축이 됐다.
우선 이같은 한정판 제품들은 구입하기 쉽지 않다. 각 브랜드들은 통상 기습·일시적으로 판매하는 '드롭(drop)' 혹은 래플(raffle)로 불리는 추첨 방식으로 소비자를 뽑아 판매한다. 일부 매장에 한정 수량을 판매한다는 소식이 돌면 소비자들이 긴 줄을 서기도 한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소유자가 바뀌는 비싼 몸값의 운동화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찾는다. 국내에서 운동화 리셀 전용 플랫폼의 첫 타자는 2018년 등장한 아웃오브스탁이 꼽힌다. 국내 운동화 리셀 시장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연간 약 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기회가 보이자 경쟁도 치열해졌다.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탄생한 운동화 리셀 플랫폼 '크림'은 최근 '나이키매니아'(법인명 나매인)란 국내 대표 운동화 온라인 커뮤니티를 인수했다.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솔드아웃'이란 리셀 플랫폼으로 경쟁에 돌입했고, KT의 자회사 KT엠하우스는 최근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리플'을 새단장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1위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스탁엑스는 리셀 시장에 최초로 증시 개념을 도입한 기업으로 꼽힌다. 아시아 지역 중에선 네 번째로 한국에서 서비스에 나섰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운동화 리셀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소더비의 브람 왁터는 "2030년까지 300억달러(약 35조505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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