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의 핵심은 웨이퍼에서 떼어낸 반도체를 기판 위에 안정적으로 붙이는 일이다. 반도체 자체를 미세화하는 기술이 한계에 다다른 까닭에 후공정에서 반도체를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집적도를 높이는 데 반도체 업계는 사활을 걸고 있다. 충남 아산의 레이저쎌은 면 형태로 레이저를 내리쬐는 면광원 레이저 기술을 개발해 신속하고 정밀한 접합이 관건인 반도체 적층구조 방식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이저쎌은 사업 분야를 크게 면광원 레이저 기기와 이를 탑재한 반도체 생산 장비로 구분하고 있다. 면광원 레이저 기기는 피사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면적에 균질한 레이저를 쬐는 게 핵심이다. 이 회사는 면광원 레이저 기기로 200㎟ 면적까지 접합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또 한 변이 1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수준인 극소형 면적의 면광원 레이저 접합 기술을 보유해 초소형 소자 관련 공정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면광원 레이저 기기를 컨베이어 벨트, 센서 등과 함께 조립한 게 반도체 생산 장비인 LSR이다. 나아가 열로 인해 PCB가 휘어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접합 속도를 대폭 개선한 반도체패키징 전용 장비가 LCB다. 반도체패키징에 주로 쓰인 TCB보다 접합 속도가 최대 10배 빠르고, 장비 가격도 절반 수준으로 저렴한 게 장점이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고성능 메모리를 단일 패키지화하는 대면적 패키지 공법과 반도체를 층층이 쌓는 적층구조 공법에 최적화된 양산 장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레이저쎌은 반도체를 비롯해 마이크로·미니 LED,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의 제조 및 수리에 필요한 LSR과 LCB를 글로벌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는 “신속하고 정밀한 접합 및 열처리 과정이 필요한 모든 첨단 소재 부품 산업에서 면광원 레이저 기술이 확산할 것”이라며 “올해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쎌은 내년 5월께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최 대표는 “고성능 반도체 시장과 함께 면광원 레이저 기술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충남 아산=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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